처음 우리가 그것을 깨닫게 된 것은 우연한 사건 때문이었다. 그 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평범한 아침이었다. 나는 약간 늦잠을 잤기에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아침도 거른채 회사로 향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때부터 뭔가 좀 이상했다. 원래 사람들로 붐비는 버스 정거장은 그 날은 왠지 한산했다. 나와 한 젊은 여자 하나만 멀뚱히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잠시 후 버스가 도착했고 내가 먼저 버스에 오르고 그 여자가 따라 올라탔다. 버스에도 평소보다 사람은 적어서 맨 뒷자리에 빈자리가 두 개가 남아 있었다. 왼쪽 창가에서 두 번째 자리에 내가 앉고 맨 뒷자리 가운데 자리에 나와 함께 버스를 탔던 여인이 앉았다.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버스에 앉은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내 앞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동시에 고개를 숙이자 나는 위화감을 느꼈고, 옆자리를 돌아보았다. 내 옆 창가의 남자도 고개를 숙이고 있고, 버스 안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는 사람은 운전기사와 나, 그리고 나와 함께 버스를 탔던 여자까지 셋 뿐이었다. 나는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고, 옆에 앉은 여자에게 동조를 구하고자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앞만 바로본 채 나와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약간 뻘쭘해진 나는 주변을 다시 둘러보았고 다시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자 이 때는 소름이 약간 돋는 기분이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버스는 정거장에 정차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버스 기사님의 상황을 보려고 기사님을 바라보았지만 운전석 높은 의자 등받이 때문에 그를 관찰할 수 없었다.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옆자리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그제서야 여인은 나와 눈을 마주쳤다. 나는 그녀의 정상적인 표정과 눈빛을 보고 약간 안도했다. "네?" "버스가 멈추지 ㅇ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