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 2

나태의 신

처음 그를 보았을 때, 그는 숨이 끊어진 시체 같았다. 그의 몸은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피부는 창백하고 마른 이끼와 덩굴로 뒤덮여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죽음의 냄새가 아니라 깊은 고요와 같은 무게감이었다. 그는 마치 나무의 일부처럼 보였다. 팔과 다리는 나뭇가지처럼 뒤틀려 땅으로 뻗어 있었고, 그의 몸은 거대한 뿌리 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가까이 다가갈수록 그의 존재는 단순한 사체나 나무가 아니라, 그 경계를 초월한 무언가임을 깨달았다. 그의 피부와 나무껍질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끝나는지 분간이 어려웠고, 그 틈새로 작은 새싹과 덩굴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새싹과 덩굴조차 무성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글 조각/[1] 2024.11.27

나태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 10선

나태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이야기 10선"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때도 있죠."우리 모두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몸은 도무지 움직이지 않고 마음만 조급해지는 날들. 스스로를 나태하다고 자책하면서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무기력해지는 순간들 말입니다.하지만 그럴 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면, 묘하게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마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걸 깨닫는 것처럼요. 오늘은 그런 위로를 줄 수 있는 이야기 10편을 소개합니다.---1. 알베르 카뮈 - 《이방인》"굳이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이유가 있을까요?"삶의 무의미함 속에서 무기력하게 떠도는 뫼르소의 모습은 때로 우리의 마음과 닮아 있습니다. 그의 태도에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