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침, 유리창 위의 서리는 작은 결로 이야기를 남긴다. 벽 틈에서 돋아난 풀잎은 햇빛을 향해 조용히 손을 뻗고, 돌 틈에 고인 물방울은 바람의 숨결에 떨리며 속삭인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들을 지우고 지나친다.
우리는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외계의 고등 존재를 향해 신호를 보낸다. 그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면서. 하지만 정작 그들 역시 우리가 서리와 풀잎, 물방울의 속삭임을 무심히 흘려보내듯, 우리의 신호를 듣지 않고 지나쳐버릴지도 모른다.
우리는 눈앞의 작은 이야기에는 귀를 닫은 채, 보이지 않는 대상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렇게 누구도 서로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우주는 끝없는 침묵 속에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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