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담은 책과 0=1의 세계

모든 것을 담은 책과 0=1의 세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마치 한 권의 책과 같다. 각 페이지에는 한 순간, 한 사건, 한 세계가 담겨 있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손을 빌려 페이지를 넘기며, 현재라는 페이지를 읽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책은, 이미 모든 페이지가 쓰여 있다. 첫 페이지와 마지막 페이지,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순간이 하나로 겹쳐져 있다.

덮힌 책을 바라보면 깨닫게 된다. 그 책은 모든 이야기를 동시에 담고 있다. 우리가 페이지를 읽지 않으면 그 이야기는 감춰져 있지만, 책 속엔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페이지를 읽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페이지를 읽는 우리가 느끼는 세계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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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상태

0=1 이론을 떠올려 보자. 이 이론은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하면서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고 말한다. 책이 덮여 있을 때처럼, 모든 페이지는 그 안에 이미 담겨 있다. 그러나 덮힌 책은 "단 하나의 물체"일 뿐이다. 각 페이지에 담긴 이야기는 보이지 않으니, 아무것도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책을 펼치면 이야기가 드러난다. 페이지를 넘기며 우리는 사건을 경험하고, 시간을 느낀다. 이 순간 "0"은 "1"로 변한다. 책이 가진 모든 이야기는 동시에 하나의 책으로서 존재하지만, 우리의 시점에서는 특정 페이지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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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선택: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이 책 속에서 특정 페이지를 살고 있다. 그 페이지는 우리의 "지금"이지만, 그것이 책 전체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책이 이미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앞뒤로 이어지는 페이지를 시간이라 부르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 보자. 페이지를 넘기는 우리의 행위가 곧 시간이라면, 시간을 넘어서서 덮힌 책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어떤 진실을 알게 될까? 그 책은 이미 모든 순간,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는 완전한 상태다.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페이지는 단지 그 전체 속의 한 조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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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독자다

책은 이미 쓰여 있고, 우리는 그 안에서 특정 이야기를 읽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독자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어떤 페이지를 읽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모든 이야기가 동시에 존재하며, 그 전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의 갈망이다.

0=1의 세계는 우리에게 말한다. "모든 것이 이미 존재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의 페이지를 읽으며 이 순간을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는 덮힌 책의 전체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책은 우리 안에, 우리 밖에, 그리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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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책을 덮고, 다시 읽기

어쩌면 우리는 언젠가 이 책의 모든 페이지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끝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질문을 이어갈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여정 자체가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다. 덮힌 책을 한 번 들여다보자. 그것은 모든 것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의 세계다.
0=1이라는 진실 속에서 우리는 끝없이 페이지를 넘기며 존재를 경험한다.